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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드라마·영화·음반사 뭉쳤다…OTT시대 하나 보단 셋이 낫죠

박대의 기자
입력 : 
2022-02-07 17:20:45
수정 : 
2022-02-10 1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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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션이엔엠 황동섭 의장·신인수 이성진 대표

대기업 인수 제안 거절후
세 회사 의기투합해 합병
인기 드라마 `그해 우리는`
영화 `파이프라인` 등 제작

"한국형 히어로물 만들어
다양한 장르로 확장할 것"
사진설명
빅오션이엔엠의 신인수 대표와 황동섭 의장, 이성진 대표(왼쪽부터)가 서울 강남구 소재 본사에서 제작 작품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제작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제작사에 공격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제작사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눈에 띄는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빅오션이엔엠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8월 3개 제작사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음반 제작사 '더그루브컴퍼니'의 총괄프로듀서인 황동섭 의장을 주축으로 드라마 제작사 '슈퍼문픽쳐스'의 신인수 대표와 영화 제작사 '곰픽쳐스' 이성진 대표가 참여했다. 각 회사는 합병 이후에도 자회사로 남아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합병 이후 약 2년간 만들어낸 드라마와 영화는 9편에 달한다. 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 '그해 우리는', 영화 '파이프라인' '제8의 밤' 등이 대표작이다.

"OTT가 대세가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는 경계가 아예 사라지고 있거든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진 거죠. 콘텐츠가 융합되는 추세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모아 시너지(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힘을 모았죠."(신인수 대표)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키우기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행보는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대기업으로부터 합류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역량과 권리를 온전히 살리기 위한 결론은 독자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 바탕에는 빅오션이엔엠이 가진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제작 환경이 변하는데 남이 만든 회사에 들어갈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콘텐츠를 모아보자는 결론을 냈어요. 이미 영화 쪽에서는 감독과 작가를 발굴해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었고, 드라마 쪽 IP도 많이 있었거든요."(황동섭 의장)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빅오션이엔엠이 지향하는 대표적인 IP 사업 모델이다. 가상의 5인조 보이그룹 '루나(LUNA)'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음악 드라마로, 이들의 노래는 실제 음반으로 만들어지며 주연 배우의 팬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제작사가 권리를 파는 걸로 끝났거든요. 이제는 직접 드라마 속에 나온 가수로 음악과 굿즈(상품)를 만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죠. 시즌제로 꾸준히 이어나가거나 형태를 영화로 바꿀 수도 있고요. 빅오션이엔엠 안에 음악과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체계가 잡혀있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신인수 대표)

빅오션이엔엠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공동 제작사이기도 하다. 청춘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별개로, 드라마와 웹툰을 동시에 제작하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OTT가 등장하고 나서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단 완성품을 내보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게 긍정적입니다. 소재 같은 것도 지금까지 방송국에 의존할 때와 비교하면 새롭고 참신한 것을 기획할 수 있게 됐죠. '오징어 게임'이 완성도는 높지만 방송에서 틀 수 있는 내용은 아니잖아요. 제작사들도 제작 과정에서 어떤 통로로 작품이 노출될지를 판단하면서 제작하게 된 거죠."(황동섭 의장)

앞으로도 무한 확장할 수 있는 IP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처음부터 활용성과 확장성을 전제로 만드는 '슈퍼 IP'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 첫 시작은 한국형 히어로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제 그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거죠. 예전에는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제 세계적 OTT가 들어오면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이 마련된 점도 작품 제작에 긍정적이에요. 해외에서도 한국의 히어로물이 어떤 차별성을 가질지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세계관이 한번 시작되면 무한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됩니다."(이성진 대표)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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